제가 최근에 볼캡과 야구모자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네요.

사실은 이게 참 애매한 건데...

어쨋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볼캡과 야구모자의 차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대부분 왼쪽이 야구모자이고

오른쪽이 볼캡이라고 생각하시죠 ?

네 맞습니다. 그렇다면 차이가 뭘까요 ?


사실, 볼캡 (ballcap) 이란 단어가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사용된 지는

스냅백의 유행이 쇠퇴하기 시작한

불과 2~3년전 밖에 되지 않아요.

예전에는 볼캡이란 단어보다는


'챙이 구부러졌다' (curve)고 해서

커브캡 이라고 많이 불렸죠.


사전을 찾아봐도

그냥 야구모자를 영어로 하면 볼캡 이라고 나와요.

그렇다면 어떤 근거로

저 위에 왼쪽 모자는 야구모자이고

오른쪽 모자는 볼캡이라고 구분짓는 걸까요 ?




지금 볼캡의 유행은

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폴로 워싱캡 유행의 바람이

다시 불어온 경우라고 보는데요.

이때는 저 모자를 볼캡이나 야구모자라고

부르지 않고 폴로모자 또는

모자를 워싱했다고 해서 워싱캡이라고 불렀어요.


원래 베이스볼캡 (baseball cap)을 줄여서

볼캡이라고 부르게 된 게 어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챙이 평평했던 스냅백에 이어서

챙이 구부러진 커브캡이 유행을 타고

사람들이 이걸 볼캡이라고 부르게 되면서

볼캡이 하나의 대명사가 되고

카테고리로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요즘에 구분짓는

야구모자와 볼캡의 차이는 뭘까요 ?

쉽게 볼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는


앞판이 딱딱하냐 안 딱딱하냐의

차이입니다.




야구모자의 경우 앞판 안쪽에

저렇게 딱딱한 것을 덧댑니다.

야구모자에는 저게 무조건 있어요.

저거를 전문용어로 모노필라멘트 (mono filament)

또는 모노싱 이라고 하고,

낚시줄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냥 낚시줄 이라고도 불러요.



보시다시피 볼캡에는 모노 필라멘트가 없죠.

이게 첫번째 가장 큰 차이인 거 같아요.


두번째로 원단의 차이입니다.


야구모자에는 보통 AW, 아크릴, 코튼을 사용해요.

AW는 아크릴과 울이 혼용된 원단을 말해요.

하지만 볼캡에는 AW, 아크릴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코튼을 주로 사용을 하죠.

AW, 아크릴, 코튼의 차이를 설명하자면

얘기가 너무 길어지니

이거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으로... ㅠㅠ




세번째로는 워싱의 차이에요.


야구모자는 워싱을 절대 안 하지요.

볼캡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폴로모자는 원래 워싱을 한 모자였지만,

요즘에 유행하는 볼캡은 보면,

처음에는 워싱을 했었다가

점점 워싱을 안 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죠.

즉, 볼캡은 워싱을 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하지만

야구모자는 절대 워싱을 하지 않는다...

라고 정리하면 될 거 같아요.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게 될 거 같네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사실은 볼캡과 야구모자를 구분짓는 것 자체가

애매한 부분이 너무 많이 있다는 거에요.

저도 이렇게 정리를 안 하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쭤보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음악도 어느 한 곡에 힙합의 요소가 있고

R&B스러운 요소가 있는건데

이 노래를 가지고 힙합이냐 R&B냐를 놓고

싸우는 것만큼

비생산적인 논쟁일 수도 있는거죠.

볼캡인데도 위에서 구분지은 것들을 무시하고

앞판을 딱딱하게 할 수도 있고

아크릴 원단을 사용해서 만들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그게 볼캡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더 헷갈리시면 안 되는데.. ㅠㅠ


그렇다면, 제가 여기서 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우리가 요즘 '볼캡'이라고 부르는

카테고리의 정의는

야구모자에서 파생된 형태이지만

야구모자처럼 스포티하지 않고

트렌디하고 패셔너블하게

변형이 된 형태


트렌드하고 패셔너블하게

만들기 위해서

앞판을 딱딱하게 하지 않고,

아크릴, AW와 같은 스포티한

원단 사용을 자제하며,

때로는 워싱을 해서

운동할 때 쓰는 모자처럼

안 보이게 하는 모자


이게 볼캡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럼, 조금이라도 궁금증이 해소되셨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