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모자 원단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서
한번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 정리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저는 원단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적인 내용은 아니구요.
그냥 모자를 제작하면서 제 스스로 느꼈던
부분들을 정리하는 차원이라
실용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자도 원단 종류가 많이 다양해졌어요.
각 브랜드들마다 저마다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원단들로
모자를 제작하고 있지요.

그렇지만 모자의 기본 원단이라 할 수 있는
코튼트윌 (면트윌) 원단과
아크릴 원단의 수요는
언제나 강세입니다.
그래서 면트윌 원단과 아크릴 원단의
차이점이나 장단점에 대해
한번 알아보려고 해요.


<좌 : 면트윌 원단 / 우 : 아크릴 원단>


실물로 보면 원단 차이가 많이 나는데,
사진상으로는 차이를 구별하기가 어렵네요.
왼쪽 사진이 면트윌 원단이고
오른쪽 사진이 아크릴 원단이에요.


면트윌 : 천연 섬유
아크릴 : 합성 섬유


면트윌과 아크릴 원단의 가장 큰 차이는
천연섬유와 합성섬유의 차이입니다.

보통 3대 합성섬유라고 하는게,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그리고 아크릴을 꾭죠.
폴리에스테르는 우리가 흔히 '폴리' 라고
부르는 원단이구요.

어쨋든, 면트윌은 천연섬유이고
아크릴은 합성섬유라서...


면트윌은 워싱이 가능하고
아크릴은 워싱이 안 되요.


물론 아크릴은 세탁도 안 되지요.
면트윌은 기본적으로 세탁은 가능한 원단인데,
면트윌도 세탁을 하면 모자 형태가 망가져서
모자는 어찌됐든 왠만하면
세탁을 하면 좋지는 않아요.



요즘 워싱 볼캡도 많이 유행을 하는데,
워싱 볼캡에 사용된 원단은
거의 다 면트윌 원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둘 중에 뭐가 더 좋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요.
어느 원단이 더 좋다라는 개념은 없고,
원단의 특성에 따라 사용하는 용도가
달라지는 것 뿐이라고 말씀드리 수 있겠네요.


가장 큰 차이로는
면트윌은 부드럽고
아크릴은 빳빳하다.


일단 이렇게 이해하시는 게
가장 이해가 빠를 것 같아요.

아크릴은 빳빳해서 각이 잘 잡히고
형태유지가 잘 된다.
면트윌은 부드럽지만 상대적으로
구겨지기 쉽다.

그래서
면트윌은 패션볼캡, 워싱볼캡에 많이 사용하고
아크릴은 야구모자, 스냅백에 많이 사용해요.



또한, 아크릴은 열가소성이 좋은데요.

열가소성이란, 열을 가하면 부드럽게 되고
모양을 누르면 그 모양대로 찍히고,
열을 식히면 찍힌 모양대로 굳어지는데,
다시 열을 가하면 부드럽게 되어
마음대로 다른 모양으로 바꿀 수 있는 성질이에요.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아크릴은 이러한 열가소성이 좋아서
모자 공정중 마지막에 아이롱으로 열처리할 때
모자의 형태를 잘 잡아주고 그대로 유지하게
해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스냅백에 최적화되어 있는 원단이지요.


<왼쪽이 면트윌, 오른쪽이 아크릴>



트윌이라는 말은 '평직'과 반대되는 의미인데,
실을 두 올 또는 그 이상으로
꼬아서 만든 원단이에요.
모자 원단을 자세히 보시면
골이 보이실 거에요.
그게 바로 트윌이에요.



면트윌은 '골 깊이'가 작은데
아크릴은 '골 깊이'가 커요.
이게 육안으로 보이는 가장 큰 차이에요.


이것도 역시 사진으로는 구별이 좀 어려운데,



원단의 '골'이 더 깊은 게
아크릴이다.


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크릴의 깊은 골이 보이시죠 ?

면트윌이나 아크릴이나
이렇게 트윌방식으로 직조를 하는 이유는

1. 트윌 직조는 촘촘하고 열전도가 높아서
피부에 닿았을 때 시원하고,
2. 촉감이 부드럽고 은은한 광택이 있어
색상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이 가능
3. 마찰에 강하고 구김이 잘 가지 않아
세탁 후에도 변형이 적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라는 장점이 있어요.
네이버 지식백과에 나온 내용이지만
공감하는 트윌의 특징이라 퍼왔어요.



<AW원단 : 아크릴과 육안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터치감이 훨씬 부드럽다.>


다만, 아크릴은 빳빳하기 때문에
약간 까칠까칠하다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아크릴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고
거친 터치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AW 원단을 사용하기도 하죠.
AW는 아크릴 (Acrylic)과 울 (Wool)의
약자에요.

보통 아크릴 80%와 울 20%로 섞여있어요.
울이 섞여있다보니 확실히 터치감이 다르죠.
그래서 AW원단이 스냅백 원단으로는
최고로 쳐주고 있고,
우리가 아는 유명브랜드들의 스냅백은
거의 다 AW원단으로 제작되었다고
보시면 되요.

육안으로는 아크릴과 AW의 차이가
거의 없고,
터치감의 차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면트윌과 아크릴 그리고 AW까지
간단한 특징을 비교해봤는데요.
원단 자체의 본질적인 특징이라기보다는
모자에서 사용되었을 때의 특징을
간단하게 살펴보았어요.

모자를 좋아하시거나 관심이 많으신 분들
또는 모자를 디자인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